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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9일 금요일

확실히 뜨거운 '이집트'를 즐기는 방법








유러피언에게 이집트는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격렬한 모험의 땅이자 사막과 바다가 한데 어우러지는, 경이로운 휴양의 땅이다. 그들은 사륜 구동 모터바이크로 사막을 질주하고, 투명도가 30미터에 이르는 홍해에서 다이빙을 즐기며, 별 쏟아지는 협곡에서 야영을 한다.
 
광활하고 위대하며 동시에 모자이크처럼 다채로운 이집트를 유럽의 신혼여행객들은 어느 곳보다 선호한다. 그들에게 이집트는 정적 존재가 아닌, 자맥질하는 젊음을 내포한 동적 존재인 것이다. 이집트를 이해하기 위한 ‘상징’으로 낙타·피라미드·파피루스·갈라비야를 소개하고, ‘새로운 이집트 즐기기’의 방법인 리조트와 나일크루즈, 사막 투어의 풍경을 담았다. 여러모로 ‘뜨거운’ 이집트가 그 안에 있다.
 

















 
 

기제 피라미드에서 낙타 투어로 생계를 꾸리는 600여 명의 사람들에게 낙타는 최고급 엔진과 기어를 장착한 사륜구동보다 더 튼튼하고 과학적인 존재다.이 네 발 달린 동물은 바깥의 온도에 맞춰 34.5도부터 40.7도까지 마음대로 체온을 조절하고, 혹에 지방질이 저장되어 있어 장시간의 여행에도 스스로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하며, 오랜 시간 물 없이도 견딜 수 있다. 사람도 지치고 사륜구동도 ‘퍼지는’ 사막의 땡볕을 그래서 낙타는 별 어려움 없이 견뎌낸다.
 
낙타는 사막의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때로는 물보다 더 절실하다. 피라미드에서 낙타 투어로 돈벌이를 하는 람단 Ramdan 에게 역시 낙타는 ‘모든 것’이다. 올해 마흔두 살인 그는 6년 전 수단에서 이집트로 건너왔다. 식당 종업원, 건설 현장 인부 등의 직업을 가졌었지만 사람들과 섞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는 7000이집트 파운드(약 122만원)를 주고 낙타를 구입해 이제 그 위에 관광객을 태우고, 피라미드 주변을 돌고, 사하라 사막을 건넌다. “보통 8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합니다. 돈벌이는 매일 다른데 운이 좋으면 300이집트 파운드(약 5만2000원)를 벌 때도 있죠. 낙타 투어는 유러피언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편이고 그다음이 미국인, 일본인 순입니다. 아쉽지만 한국 사람들은 좀처럼 낙타를 타지 않습니다”.
 
한바탕 자신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던 그가 묻는다. “내 이야기가 〈도베〉에 실리면 한국 사람들이 나를 찾아 구름처럼 몰려오는 거요?”
 

 

피라미드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믿음은 인증받지 못한 것들이다. 건축학자와 인류학자, 수학자, 역사학자에서부터 공구 제작자, 석공, 외계인 신봉가까지 저마다 설득력 있는 근거들을 펴고 있으니 피라미드에 관한 진실은 여전히 미궁이다.
 
어차피 그것은 ‘과학’이란 언어의 범주에서 설명되지 않는다. 피라미드는 왕들의 무덤이란 등식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이마저도 확실한 근거는 없다. 피라미드의 3분의 1 지점에 왕의 시신을 보관하는 현실이 있었으나 발견 당시 묘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관의 천장으로는 60미터 이상의 구멍이 나 있는데, 미라에게는 신선한 공기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이 역시 설명할 길이 없다. 후에 많은 과학자들이 유리로 된 모형 피라미드를 만들어 어둠 속에서 전등을 비춘 결과 빛이 한 점으로 모이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현실의 위치와 정확히 일치했다.
 
또한 프랑스인 앙투안 보비는 피라미드의 석실에서 죽은 고양이와 작은 동물의 시체에서 전혀 썩은 냄새가 나지 않고 미라처럼 되어 있었던 점을 근거로 현실의 텅 빈 공간에는 강력한 에너지가 끊임없이 방사되고 있다는, 이른바 ‘피라미드 효과’를 주장한다. 실제로 많은 실험을 통해 특수한 수학적 도형 구조인 피라미드에서 강력한 바이오 에너지가 방출돼 물질이 부패하는 것을 막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그럼에도 피라미드는 현재까지 불가사의 투성이다. 의문은 의문을 낳고 반론은 반론을 양산한다. 누구도 완전한 근거를 대지 못하니 우리는 그 비밀에 대해 알 길이 없다. 다만, 피라미드가 높이 1미터, 폭 2미터, 평균 무게 2.5톤 에 이르는 250만개의 돌로 축조되었고, 이 돌을 나르기 위해 필요한 수송로를 만드는 데만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며, 하루에 10시간 씩 일을 해도 피라미드의 완성에는 꼬박 715년이 걸린다는 수치에 놀라워 할 뿐.
 




1. 1,4,5 기제 피라미드에 있는 ‘관광용’ 낙타들은 모두 꽃단장을 한 듯 화려하게 치장하고 있다. 2 나일 강이 흐르는 카이로의 전경. 낮의 색깔은 황량하고 무미건조하지만 밤의 빛깔은 조명과 네온사인으로 눈부시다. 3 이집트 상인들은 외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헬로 마이 프렌드 Hello my friend’ 하고 악수로 친근감을 표시한 뒤 흥정을 시도한다. 카이로의 시장 풍경.
2. 대 피라미드 Great Pyramid 조직도 1 왕의 묘실 2 여왕의 묘실 3 지하실 4 통로 5 입구

 

















 이집트의 신전과 벽화는 상형문자를 해독함으로써 비로소 ‘의미’가 되었다. 프랑스의 천재 언어학자, 샹폴리옹이 마침내 상형문자를 해독하는데 성공했을 때 고대 이집트의 모든 것은 미라처럼 긴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민영 문자, 그리스 문자가 한데 새겨져 있어 문자의 타임머신이라 불렸던 로제타 화석을 기초로 영원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 같았던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데 성공한다. 거대한 퍼즐이 한 조각 한 조각 맞춰질 때의 흥분과 전율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독실한 이슬람 신자이자 이집트에서 관광 가이드로 일하는 이합 Ihab이 말했다. “이집트인들은 사후 세계를 믿어요. 사후의 처벌, 이를테면 지옥 같은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지요.
 
 
 
그 유명한 ‘최후의 심판’(위 파피루스 그림)를 보십시오. 부활의 신이며 죽은 자를 심판하는 오시리스 신이 심판을 관장하는 가운데 죽은 자의 죄를 묻는 최후의 의식이 펼쳐지지요. 아누비스가 사자 死者의 심장을 저울에 다는데, 심장이 무거우면 지옥으로 떨어지고 심장이 가벼우면 파라다이스로 갑니다.
 
이 파피루스를 보면서 나는 우리 종교가 개인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곤 해요. 심판이 있다고 믿으니 사람들은 죄를 짓지 않고, 불쌍한 사람들을 돕고, 이웃을 존중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저는 걸인들을 볼 때마다 작은 돈이나마 꼬박꼬박 기부를 합니다.” 관광지라면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파피루스지만 이 전통 종이는 이집트의 역사 안에서 훨씬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일 강가의 늪지에서 자란 이 미나리과 식물이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날 그토록 방대한 이집트의 문화, 신화 그리고 왕조를 상상으로만 그릴 뿐, 역사적 사실로서 대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파피루스는 오늘 날 이집트의 역사와 신화를 후대에 전달하는 매개체로 기능하지만, 고대 이집트의 대표적인 수출품이기도 했다. 8세기, 중국의 종이 제조 방법이 아랍 세계를 통해 전해지기까지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파피루스에 자신들의 역사를 기록했다. 당시 이집트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독점하여 파피루스를 만들었으며, 이익을 목적으로 한 개인의 제조는 법에 의해 엄격히 규제했다. 훗날 영어 페이퍼(Paper·종이)의 어원이 된 파피루스가 없었다면 세계사는 한없이 빈약한 채로 후세에 전달되었을 것이다
 
 지하 묘지를 지키는 신성한 자칼, 아누비스는 죽은 자를 보호하고 장례를 주관하는 신이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투탕카멘의 무덤이 발굴되었을 때 그는 냉랭한 기운을 발산하며 제단에 앉아 왕의 영혼과 유품을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로는 왕의 미라를 만들 때 드러낸 내장을 담아둔 항아리가 있었다. 쫑긋 세운 귀와 총기 어린 눈, 그리고 비호처럼 날렵한 몸의 그를 보라.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지 않은가.
 




1. 1,3,4 룩소르 신전과 카르나크 신전의 돌기둥에 새겨져 있는 벽화와 상형문자. 높이 23미터, 둘레 15미터에 달하는 100여 개의 기둥들이 거인처럼 신전에 박혀 있다. 2 카이로에 있는 알리 모스크 전경. 터키의 하기야 소피아 교회를 모델로 삼았다.

 
 





















 



 
‘밖으로 나타내는 것 이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아니 되니라. 즉 가슴을 가리는 수건을 써서 남편과 그의 부모, 자기 자식, 자기의 형제, 형제의 자식, 소유하고 있는 하녀, 성욕을 갖지 못하는 하인, 그리고 성에 대해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어린이 이외의 자에게는 아름다운 곳을 드러내지 않도록 해야 하느니라’라고 코란은 24장 31절에서 말하지만 시나이 반도의 사막 파티에서 일하는 이시스도, 카이로 대학의 수많은 여학생들도, 온몸을 감싸는 망토 스타일의 차도르를 입지 않는다.
 
그들에게 헤자브는 ‘여성의 신체를 신성시하는’ 이슬람교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컬러풀한 패션을 완성하는 소품이기도 하다. 반면, 남성들은 아직까지 전통의상인 갈라비야를 입는다. 천이 얇고 통풍이 잘되니 사막의 땅에 제격이고 통이 넓어 활동하기 편하니 질펀하게 앉아 나르길레(물담배)를 피우기에도 좋다.
 



 
사막에서 불어오는 흙먼지를 막아주는 것은 물론이다. 룩소르와 아스완을 오가는 나일 크루즈에서 갈라비야는 개념적인 차원에서의 단순한 옷의 의미를 넘는다. 늦은 저녁, 선상에서는 갈라비야 파티가 벌어지는데 세계에서 온 모든 관광객들은 갈라비야를 입고 노래하고, 춤을 춘다. 그곳에서 갈라비야는 이집트의 과거와 현재를 사는 살아 있는 전통이 된다.
 
 




1. 1 약식 차도르인 헤자브만을 얼굴에 걸친 이집트의 여성들. 2 갈라비야 위에 양복을 친 베두인족들의 모습이 낯설다. 세상이 변하듯 패션과 삶도 변한다. 3~5 한때 동양 최대의 규모를 자랑했던 카이로의 칸 엘칼릴리 시장. 그 규모와 시끌벅적함이 예전만 못하지만 웃음과 여유가 넘치는풍경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6 물담배인 나르길레는 역시 갈라바야와 잘 어울린다.
사진 _ justi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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