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와 만나는 북아프리카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튀니지. 영어보다 불어가 더 일상적으로 쓰이는 이곳은 한니발의 숨결이 오롯이 살아 있는 곳이자 아름다운 해변과 이국적인 사막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아랍 국가이다. 한반도보다 작은 규모이지만 유구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나라. 한때 찬란했던 영광의 도시 카르타고는 철저히 파괴되었지만 그 흔적을 찾아 수백만의 여행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카르타고(Carthago)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튀니지. 카르타고는 페니키아가 북아프리카에 세운 무역 거점도시로 한때 지중해 무역을 독점하던 세력이자 전략적 요충지였다. 또한 로마를 정복한 명장 한니발의 고향으로 유명한데, 한니발 전쟁이라고도 불리는 2차 포에니 전쟁에서 로마에게 패하기 전까지 1,000여 년 동안 강국으로 명성을 떨쳤다. 승리한 로마는 카르타고를 철저하게 유린했다. 심지어 파괴된 도시에 풀 한 포기 자라지 못하도록 소금을 몇 겹으로 뿌렸으니 말이다. |
| 카르타고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비르사(Byrsa) 언덕에 오른다. 세인트 루이스 성당 오른쪽으로 돌기둥과 흙벽만 남은 유적이 펼쳐져 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색다르다. 지중해의 따사로운 햇살 아래 만개한 봄꽃 사이에 방치된 유물들, 폐허 아래로 보이는 비취빛 바다가 눈부시다. 영광의 시대를 지나 흔적만 남은 유적을 보니 기원전 146년에 사라진 도시의 허망함이 밀려온다.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시디 부 사이드(Sidi Bou Said). 16세기 스페인 남부지방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이 마을은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을 닮은 풍경이 이국적이다. 오렌지 나무가 늘어선 길을 따라 걸으면 흰 벽, 그리고 파란색 대문과 창이 어우러진 집들이 늘어서 있다. 고온건조한 지중해성 기후의 특성을 고려한 건축양식으로 파란색은 파리와 모기가 푸른 하늘로 착각해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칠했다고 하니 그 발상이 재미있다. 또한, 왕성한 작품 활동을 벌이는 예술가들이 많이 살고 있어 유명인들이 많이 찾는다. 이곳에서 꼭 들러봐야 할 곳이 ‘카페 나트’. 앙드레 지드, 모파상, 화가 파울 끌레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찾은 곳으로 지중해를 바라보면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각별하다
..튀니지의 수도인 튀니스는 인구 213만 명이 모여 사는 대도시다. 오래된 유적지와 박물관, 구시가지 메디나,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전통시장인 수크, 맛집 등이 밀집해 있어 볼거리가 가득하다. 찬란했던 튀니지의 흔적을 찾아보려면 국립 바르도 박물관을 찾으면 된다. 세계 최대의 모자이크를 모아놓은 박물관은 19세기 오스만 터키 시대의 왕궁건물에 자리 잡고 있다. 튀니지의 복잡한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카르타고, 로마, 중세의 기독교, 아랍의 각 문화권별로 전시되어 있는데, 눈길을 끄는 것은 2층에 자리한 로마시대의 로만 모자이크와 초기 기독교 시대를 보여주는 크리스천 모자이크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튀니지의 구시가지 메디나. 진녹색 숲길이 펼쳐진 이곳에는 강렬한 태양을 닮은 꽃이 화려하게 피어 특별하다. 메디나 안쪽으로는 아름다운 알 카라원 모스크를 중심으로 전통시장 수크가 자리 잡고 있다. 미로처럼 복잡한 시장 골목길로 들어서면 물 담배와 도자기, 카펫, 향료, 건과, 가죽제품을 파는 가게들이 들어서 관광객의 혼을 다 빼놓는다. 청바지를 입은 세련된 옷차림의 젊은이와 ‘십사리(Sifsari)’라고 불리는 하얀 옷과 차도르를 머리 위에 얹은 여인들이 지나간다. 그러나 여느 아랍 여인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옷가게에서 물건을 고르던 아가씨는 나를 보자 “어디서 왔느냐?”, “얼마나 머무를 것이냐?”며 말을 걸어온다.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하니 멋진 포즈를 잡아준다. 유럽과 지중해의 영향인지 개방적이고 활발하다. 이곳이 이슬람 국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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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에 면한 튀니스는 수목이 울창하고 주변은 비옥한 평야지대다. 그러나 남쪽으로 내려가면 올리브 밭이 끝없이 보이고, 이어서 듬성듬성 키 작은 풀이 자라는 초원이 나타나며, 더 나아가면 메마른 사막이 펼쳐진다. 튀니스에서 남쪽으로 약 21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는 이슬람 4대 성지 중 하나인 엘젬(El-jem)이 있다. 이곳의 가장 큰 볼거리는 로마시대(230~238년)에 세운 원형경기장으로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본 낯익은 모습이다. 좁은 통로와 계단을 따라 꼭대기 층까지 올라가면 원형경기장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엘젬의 원형경기장은 긴 지름 162m, 짧은 지름 118m, 높이 40m, 아레나 지름 65m로서 3만 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이다. 덕분에 아프리카의 콜로세움으로 불릴 정도. 동쪽 관객석은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으나 서쪽은 심하게 훼손되었다. 17세기 정부의 가혹한 세금 징수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반란을 꾀하면서 원형경기장을 방어 요새로 삼았고, 모하메드 베이의 군대가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서쪽 벽에 구멍을 뚫어 심하게 손상되었다고 한다. 경기장 아래쪽 지하로 내려가면 맹수를 가두어둔 우리와 검투사와 노예들을 가두어둔 방들을 구경할 수 있어 예전의 문화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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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 알카사르 서북쪽에는 세비야 대성당이 있다. 폭 116미터, 높이 76미터로 장중하고 아름다운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고딕 양식의 건축물로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 런던의 성 세인트 폴 성당에 이어 유럽에서 3번째로 큰 성당이다. 기독교인들이 세비야를 회복한 후 짓기 시작해 수백 년에 걸쳐 완공되었으며, 성당 안에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주제단과 왕실 예배당, 알폰소 10세의 묘와 콜럼버스의 묘 등이 있다. 세비야 대성당과 어우러지는 히랄다 탑은 세비야의 상징으로 통한다. 탑머리에 신앙의 승리를 상징하는 청동 여신상이 장식된 풍향계가 있는데, 이 여신상이 바람에 의해 돌기 때문에 ‘풍향을 |
가리키는 닭’이란 뜻의 히랄다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탑은 12세기에 아랍인들이 만들어 놓은 성의 전망탑이었는데, 이후 대성당이 들어서면서 종탑으로 개조되었다. 우뚝 솟은 탑은 높이 98미터로 위로 올라가는 계단 대신에 사각형 회랑길이 이어진다. 과거에 기사들이 말을 타고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걸어서도 올라갈 수 있다. 전망대에 서면 동서남북으로 펼쳐진 세비야의 전경이 보인다. 북쪽으로 산 프란시스코 광장과 도심이, 남쪽으로는 황금의 탑과 과달키비르 강이, 동쪽으로는 왕궁과 정원이 펼쳐지고 그 너머로 세비야의 도심이 펼쳐진다. 세비야 대성당 남쪽에 자리 잡은 스페인 광장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양쪽에 거대한 탑이 있는 반원형의 건물로 둘러싸인 광장에는 스페인 각 지방의 특징과 역사를 표현한 그림 타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스페인 각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지방의 그림 앞에서 기념사진 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석양이 질 무렵, 사하라 사막의 관문인 도우즈에 도착했다. 낮의 뜨거운 열기를 피해 낙타 투어를 하기로 한다. 조심스럽게 낙타 등에 올라 일어서기를 기다리는데, 정작 낙타가 긴 뒷발로 벌떡 일어서자 몸이 확 쏠리며 아찔하다. 낙타가 완전히 자세를 잡고서야 편안해진다. 아름답게 석양이 물드는 사막으로 들어간다. 사막여우를 든 사람, 낙타를 모는 사람, 전통 의상에 말을 타고 달리는 사람들로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사막여우를 든 수줍은 청년이다. 검은색 전통의상을 입은 그는 푸른 별에서 온 듯한 여우를 안았다. 애완용으로 키우는 사막여우란다. 특유의 큰 귀를 쫑긋 세우며 사람들을 경계한다. 낯선 시선이 두려운가 보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동쪽 하늘엔 보름달이 떴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로 돌아오는 길만큼 행복한 여정이 또 있을까. 낙타 등에 몸을 싣고 ‘아리랑’, ‘고향의 봄’, ‘월드컵 송’을 부른다. 누군가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튀니지 중부의 토우제르(Tozeur)로 가는 길목에는 거대한 소금호수가 있다. 소금 결정이 하얀 바닥을 이룬 호수는 맑고 투명하다. 또 어느 곳은 연둣빛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작은 올챙이 같은 것들이 꼬물거리고 있다. 하얀색을 이룬 소금호수는 사막 쪽으로 바닥을 드러낸 채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토우제르에서 옛날 튀니지 왕이 즐겨 이용했다는 붉은 도마뱀 열차에 오른다. 진흙탕물이 흐르는 셀자 강 양쪽으로 협곡이 펼쳐지는데, 거대한 사암이 둘러싼 골짜기로 이 도마뱀처럼 날렵하게 생긴 기차가 들어간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이다. 레데예프(Redeyef)로 가는 동안 기차는 두 번 정차하는데, 아마도 멋진 협곡을 즐기도록 한 배려인 듯하다. 한니발의 영광을 간직한 도시 카르타고의 흔적과 로마의 지배를 통해 뿌리 내린 로마 유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 게다가 비취빛 지중해를 따라 형성된 아름다운 해변과 끝없는 사막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튀니지는 분명 여행자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매력적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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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 아직 한국에서 직항 편은 없다. 튀니지로 가는 항공편은 터키항공으로 이스탄불(월, 수, 토 주 3회)을 경유해 튀니스(월, 수, 금, 일 주 4회)로 들어가는 터키항공이 편리하다. 이스탄불 경유의 호텔 요금은 터키항공 측이 부담하므로 부담이 없다. 하루 일정으로 이스탄불을 둘러보는 일정도 추천한다. 터키항공은 2007년 한국 취항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또 스타얼라이언스의 21번째 회원이 되어 마일리지 호환 등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공항은 튀니스 시내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도시의 시내와 관광지로 연결되는 대중교통이 불편하므로 미니버스와 택시를 주로 이용한다.
입국 : 30일 이내의 단기 체류 시 비자가 필요 없다.
기후 : 지중해성 기후로 7월 평균기온 29.3℃, 12월 평균기온 11.4℃로 6월에서 9월은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다. 겨울은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으로 온화하나 쌀쌀하며 비가 자주 내린다. 튀니지 북쪽은 지중해성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아 봄·가을에 여행하기에 좋다. 그러나 중부지역과 남부지역은 사막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한낮엔 기온이 많이 올라가므로 주의해야 한다.
환율 : 1US$=1.25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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